첫사랑이 죽었다. 물리적으로 죽은 건 아니었고 김민규가 마음속에서 죽여버렸다. 그렇게 생각하는 게 속 편했다. 자연스럽게 연애 이야기 오가다 민규 씨 첫사랑은 언제였어요? 물으면 덤덤하게 답했다. 저는 스무 살 때 좋아하던 사람이 있었는데요, 죽었어요. 어머. 다들 어떡해요 죄송해요 사과했다. 김민규는 별안간 첫사랑이 죽어버린 처연남을 연기했다. 윤정한이 ...
구독자 100만 유튜버가 월 30만원 원룸 살면서 주말엔 택배 상하차 알바 뛰는 이유. 주식으로 망한 후 원양어선 1년 타고 월 매출 2억 초밥집 대표된 사연. 부모님 몰래 교사 관두고 한 달 순수익 3000만원 칵테일바 차린 28살 사장님 마인드. 제목 관종력이 수준급이었다. 썸네일엔 뭔가 말하는 중인 사람들의 얼굴이 걸려있었다. 한 번 추천 영상에 뜨면...
거대한 파열음이 울렸다. 시퍼런 하늘에 연기가 솟아올랐다. 모든 팀원이 입을 틀어막았다. 벌써 눈물을 글썽이는 이들이 있었다. 레드 플래그가 내려지고 경기가 중단됐다. 선수들이 전원 피트로 돌아올 때까지 불길은 줄어들 생각이 없었다. 드론으로 찍히는 화면은 온통 회색의 연기로 가려져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방호벽 앞쪽으로 반 토막이 난 머신의 일부가 덩그러...
김민규는 윤정한을 가만히 내려다봤다. 이미 꺼진 불에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밖에서 들어온 빛이 겨우 이목구비를 실감 나게 했다. 어째 구도가 바뀌질 않는다. 맨날 이 장면이지. 몸을 웅숭그린 채 기절한 윤정한. 풍성하고 얇은 가닥의 머리카락을 만지지도 못하고 에로스마냥 훔쳐봐야 하는 김민규. 시끄러울까 봐 몸도 느릿하게 일으켰다. 샤워 물소리에도...
김민규는 이제 막 F1 입성한 햇병아리였다. 카트부터 차근차근 단계 밟고 올라가는 게 통상적인 엘리트 코스였지만 다 무시하고. 김민규는 개천에서 난 용이었다. 레이싱 불모지 한국에서 쌓은 커리어 끌고 F2, DTM 거쳐서 F1으로 올라온 특이 케이스. 건강하게 그을린 피부, 동양인 치고 큰 키, 적극적인 태도로 쉽게 팬들의 환심을 샀다. 김민규는 팀의 보배...
“시간 너무 늦었다. 우리 집에서 자고 가.” 홍지수가 저럴 때마다 미칠 것 같았다. 혹시 쓰리썸이라도 하자는 건가 이거. 죄송한데 님이랑 자기만 했겠냐 하신 윤정한 씨도 그 집에 계시지 않는지. 김민규는 황당함을 숨기지 않고 쳐다봤다. 주머니에서 지갑 찾던 홍지수는 왜 그러냐는 얼굴이었다. “형 집을요?” 찌푸린 표정을 정리하지 못한 채로 묻자 홍지수가 ...
“형 진짜 나 없이 괜찮겠어?” “…….” “나 기다려 줄거지?” “밍구야.” “강요는 아니야. 그냥 물어만 본 거야.” “너 두 달이나 남았잖아. 왜 벌써 난리니.” “두 달이나? 형은 지금 두 달이나라는 말이 나와? 두 달 밖에지, 밖에.” “그래서 머리를 벌써 밀었어? 윤정한은 김민규의 짧은 머리를 슥슥 문질렀다. 간지러운 촉감에 목을 괜히 움츠리는 ...
“넌 왜 나 좋아해?” “뭐라는 거야. 저 형 안 좋아하는데요.” “그렇구나.” “진짜로. 왜 안 믿어요? 웃기는 아저씨야.” “그 이상한 반존대는 일부러 하는 거야?” “말 놓지 말라면서요.” “근데 놓잖아.” “아 어쩌라고요. 어쩌라고요 형. 어쩌라고 윤정한. 제발 나 좀 가만 내버려 둬라. 어?” “왜.” 늘어지는 말꼬리 끝엔 웃음이 걸려있다. 김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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